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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대표 칼럼] 총체적 난국에 처한 한국의 언론과 언론시민운동의 방향성 - ②
 작성자 : 민언련
Date : 2016-04-14 10:20  |  Hit : 875  
   김영호_총체적_난국에_처한_한국의_언론과_언론시민운동의_방향성.hwp (45.5K) [17] DATE : 2016-04-14 10:21:32
총체적 난국에 처한 한국의 언론과 언론시민운동의 방향성 - ②

                              김 영 호(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 대표)



- 목 차 -
1. 풍요 속의 빈곤, 언론 실종의 시대
2. 시장 논리에 의해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한 언론 시장
3. 권력의 먹이 공급에 길들여져 파수견이 애완견으로
4. 새로운 형태의 관치(官治) - 인사에 의한 언론 장악
5. 언론시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기대하며 



3. 권력의 먹이 공급에 길들여져 파수견이 애완견으로 

경쟁력 강화와 시장 논리를 내세워 언론과 미디어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군소 미디어와 지역 언론들은 고사의 위기에 처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숨통을 연장해주는 가장 확실한 생명 줄은 중앙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과 지방정부로부터 다양한 명목으로 제공받는 재정적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시책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느 정도의 홍보 비용 지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도를 지나친 음성적 지원은 언론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가장 위험한 요인이 된다. 독립성을 상실한 언론에게 있어서 자유란 무용지물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언론은 권력과 금력으로부터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감시와 견제 그리고 비판이라는 고유의 역할을 방기하지 않을 때 비로소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언론들은 언론의 일차적 사명인 파수견 기능(watchdog function)을 생존을 위해 헌신짝처럼 버리고 마치 주인의 무릎에 앉아 재롱을 떨면서 주인이 던져주는 맛난 먹이에 길들여진 애완견처럼 우리 언론들은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먹이로 길들이기가 경영이 어려운 군소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무한 경쟁 시대에 몸 불리기에 나선 거대 언론사들의 탐욕은 던져주는 먹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이것 저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 완결판이 조중동매에 대한 종편 채널의 헌납이라는 특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정치권력보다도 더 힘이 세고 지속성이 강한 재벌로 대표되는 금력에 대해서도 우리 언론들이 보이는 굴종적인 모습은 탈법, 탈세를 일삼는 비리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서조차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워 불가침의 영역처럼 감싸고도는 것 역시 광고라는 먹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4. 새로운 형태의 관치(官治) - 인사에 의한 언론 장악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MB 정부 시절, 170 여 일 만에 끝난 MBC의 파업을 비롯해 KBS, YTN 등 언론사에서 이루어진 파업은 봉급 인상이나 처우 개선이라는 일반적인 노조의 파업 요구와는 거리가 먼 공정방송 쟁취라는 대의를 위한 파업이었는데 근본 원인은 정권 친화적인 인물들로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사의 책임자에 앉히는 낙하산 인사를 통해 언론을 장악해온데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태는 현 정권 하에서도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데, 단적으로는 KBS 등 공영방송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정부 영향력 하에 있는 언론사 사장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의 외압과 개입 등 각종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임명된 사장들은 자신의 입맛보다는 정권의 입맛에 맞을만한 사람들로 간부진을 구성하고 그렇게 구성된 간부들 역시 청와대를 의식하며 기사를 쓰고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압력을 가하게 되니 정권으로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의 언론통제를 즐긴 셈이다.
이처럼 인사에 의한 언론장악이 이루어진 것은 정권의 의도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이지만 한편으로는 언론계에 팽배한 권력지향적인 해바라기성 속성 및 보신주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가 차기 대선 후보가 될지, 어느 캠프에 가서 몸담을지를 열심히 저울질하는 전, 현직 언론인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 한 인사를 통한 언론장악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언론인들에게 과거 구한말이나 일제 시대의 언론인과 같은 지사적 풍모나 자유당 독재와 군사 정권 시절의 저항적 언론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언론인이라면 최소한 힘 있는 자를 감시, 견제하고 약한 자의 입장에 귀 기울이려고 하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기본 자세 정도는 갖추어야 함에도 경력이 좀 있다는 언론인들은 권력 줄대기에 바쁘고, 젊은 언론인들은 소시민적 삶에 안주하거나 신분이동이나 이직을 위한 통로쯤으로 여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5. 언론시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기대하며
 
현재 한국 언론이 당면하여 있는 문제들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겉으로는 시장논리와 자율경쟁을 내세우고 있지만 안으로는 인사를 통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정권의 의도에 따라 언론의 독립성이 흔들리고 언론자유가 훼손되면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와 함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의해 각종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된 어려움으로 전반적으로는 그 위상이 현저히 약화되었지만 소수 언론에 의한 여론 장악력은 오히려 더욱 커지는 모순적 상황에 직면하여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코앞으로 다가와 있는 20대 총선과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과거 킹메이커를 자처하였던 보수 우익 언론사들은 미래 권력의 창출에 한몫을 하여 전리품을 챙기고자 하는 구태를 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그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행태를 거부하고 박찰 수 있는 언론인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지만 그들에게만 맡길 수 없다면 국민들이 깨어있는 눈으로 감시해야 하고 그런 행태를 하는 언론매체와 후보에 대해서는 불매, 시청 거부, 낙선 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각심을 주어 정권과 언론의 유착 관계를 단절시키는 일에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 시민운동은 단순히 언론을 감사, 비판, 견제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대표되는 지배적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운동으로 그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시민운동이 시민 사회의 주목을 받고,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자면 언론에 의해 그 활동 내용이 알려져야 하는데, 언론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언론시민운동과 단체는 그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활동 내용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심지어는 언론사 간의 침묵의 카르텔을 통해 일반 시민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시켜버리려 한다. 특히 언론시민운동의 주요 감시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거대 미디어들이 여론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장벽을 뚫는다는 것은 생각이나 명분만큼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이를 넘어서지 못하면 언론시민운동은 외연적 확장은 고사하고 답보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회원들을 중심으로 시민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지만 일단은 언론에 대한 감시, 비판, 견제라는 기본 원칙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시민사회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러한 고민 끝에 대전충남민언련을 모체로 하여 곧 탄생할 <시민미디어마당>이 언론시민운동의 한계를 일정 부분 넘어 시민 사회로 확산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기를 소망하며, 우리 민언련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지원을 이 기회를 통해 부탁드린다.
또한 언론과 권력에 대한 시민적 차원의 감시를 하기에 SNS는 너무도 유용한 수단이며, 불순한 의도를 가진 그들조차도 SNS의 위력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 시민들이  더 이상 여론조작의 대상이 아니라 여론을 이끌어가는 주체라는 점을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 후기 **
고백하자면 이 글은 2012년에 발표하였던 글을 일부만 수정한 것인데,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는 변화가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한국 언론의 문제점은 한 치의 변화도 없거나 오히려 더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어 이 글의 유효기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한심하여 본인의 게으름이라는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이 후기를 씁니다. 앞으로 4년 후인 2020년에도 이 글의 유효기간이 끝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론뿐만이 아니라 언론시민운동을 하는 우리들도 그 책임을 나누어져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