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메인가기
민언련의창메뉴시작
성명논평
칼럼
언론모니터
 
 
 
성명논평
Home > 민언련의 창 > 언론모니터
 
[지역주요일간지 뉴스비리핑12]안희정 공판 결과, 지역 언론이 무시한 보도 윤리
 작성자 : 민언련
Date : 2018-08-29 16:40  |  Hit : 254  
   180829_일일브리핑12.hwp (29.5K) [5] DATE : 2018-08-29 16:40:13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74번길 31(둔산동, 송림빌딩) 201호   
ccdmdj@gmail.com / www.acro.or.kr
전화 (042) 472-0681~2    전송 (042) 472-0685    담당 사무국장 이기동
발    신 :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수    신 : 회원, 지역 언론사
날    짜 : 2018년 8월 29일(수)
제    목 : 대전충남민언련 8월 29일자 일일뉴스브리핑(12)


<대전충남민언련이 4월 5일부터 지역언론에 대한 보도 모니터를 진행 해 왔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모니터로 잠시 중단됐던 일일뉴스브리핑을 재개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

1. 안희정 공판 결과, 지역 언론이 무시한 보도 윤리

27일 금강일보에는 “‘잘된 판결’ 30%, ‘잘못된 판결’ 39%”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범죄 혐의 공판 결과에 대한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말한다.

기사는 특히 충청지역의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한다. “안 전 지사의 연고지인 충청권”이라는 표현을 하며 “전국 수치와 비교해 ‘잘된 판결’ 응답률은 4% 높았다”고 한다. 심지어 ‘잘된 판결’ 응답자 중에 “‘피해 여성이 행동을 잘못함’”이라고 대답한 사항까지 필터링 없이 보도했다.

한국기자협회 성폭력.성희롱 사건보도 공감기준 및 실천요강을 보면 “언론은 성폭력·성희롱으로 인한 피해가 피해자의 잘못된 처신으로 발생하였다거나 피해자가 범죄에 빌미를 제공하였다고 인식될 수 있는 보도를 지양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비록 설문에 참여한 시민의 대답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언론은 성범죄 보도 윤리 조항에 따라 적절히 걸러서 보도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언론은 성폭력·성희롱 사건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 소재로 다루거나, 가해자의 책임이 가볍게 인식되는 보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는 조항에도 위배된다. 잘된 판결과 잘못된 판결이 거의 비슷하다는 식의 보도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가해자의 잘못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며 축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 말미에는 대구, 경북지역의 보도를 인용하며 이를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이 또한 성범죄사건이라는 본질을 흐리는 보도라 할 수 있다.

한기협의 실천요강에는 “언론은 성폭력·성희롱 사건 자체에 대한 관심을 넘어 성폭력·성희롱 사건을 유발하거나 피해를 확산하는 조직문화 및 사회구조적인 문제에도 주목하여 보도하여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건은 우리 사회의 권력형 성범죄 문화가 뿌리 깊게 내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권력형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언론이 노력해야 한다. 지역 언론은 그러한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주로 안 전 지사의 공판 결과에 대한 충남 지역 공무원들의 반응을 보도하거나 심지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가해자측의 입장을 헤드라인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지역 언론은 보도 강령에 따라 안 전 지사 공판에 대한 보도를 하고 사회 구조적 문제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금강일보] ‘잘된 판결’ 30%, ‘잘못된 판결’ 39%(8월 27일, 4면, 최일 기자)

2. 지역 연고주의 정치 보도 지양해야

20일 총청투데이 1면에는 “충청 출신 장관, 멸종위기(?)”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보도됐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충청 출신 정치인들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주된 내용이다.

기사는 송영무 장관이 “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파동 당시 기무사령관으로부터 해당 문건을 보고받고도, 수사지시를 내리지 않”은 일로 경질설이 제기 됐던 것을 우려한다. 그 다음으로 충북 음성 출신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사의 표명설’이 확산되면서 지역인사 기근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형국”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다음 내용이다. 군내 성폭력 주제 간담회에서 송 장관이 “‘여성들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잇단 설화에 휩싸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역 인사의 씨가 마를”것을 우려한다. ‘정치권 관계자’라는 익명성에 기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송영무 장관의 경질 가능성의 이유는 장관으로서의 부적절한 언사와 업무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핵심이다. 송 장관의 발언은 분명히 문제적이고 장관의 자리에 있는 정치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이에 대해 여성계에서는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고 송 장관은 이 발언에 책임을 지는 게 온당하다. 신문 1면에 “충청 출신 장관들의 입지가 흔들리는”것을 걱정하는 게 지역 언론이 보여줄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이 아쉽다. 그들이 충청 출신이라서 특별히 차별 받는 것도 아니고 충청이라는 지역이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혐오의 대상이었던 것도 아니다. 같은 지역 정치인이라고 잘못을 덮어주기 전에, 국방부 장관이 보여줬어야 할 적절한 태도를 제시하는 게 좋을 것이다.
[충청투데이] 충청 출신 장관, 멸종위기(?) (8월 29일, 1면, 백승목 기자)

3. 망자에 대한 예의 지키고 자극적인 보도 삼가야 한다

한 무인 모텔에서 청소년이 사망했다. 29일 충청투데이는 이 사건을 “모텔서 술마시던 여중생 사망... 무인텔 도마위”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기사에 드러나 있지 않다. 그저 모텔에서 술을 마시다 청소년이 사망했고, 그러니 무인텔은 성인만 출입할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기사 내용의 전부다.

혹자는 그 정도 보도가 충분히 사회적인 문제를 잘 지적한 보도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더욱 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무인텔 감시 강화보다 다른데 있다는 것을 기사 자체가 보여주고 있다. 모텔에서 술을 마시다 사망했다고 하면 해당 청소년이 성적으로 타락하고 평소 준법정신도 없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좋다. 독자들은 즉각적으로 ‘그러게 왜 청소년이 모텔에서 술을 마셨냐’며 망자에 대해 손가락질할 가능성이 높다.

그 뒤에 붙는 ‘여중생’이라는 표현은 망자에 대한 책임에 부채질을 한다.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남성과 여성이 받는 차별은 다르고 사회는 십대 여성의 성을 필요이상으로 단속하는 동시에 그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이중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중성 속에 살아가고 있으면서 ‘감히’ 여중생이 모텔에서 술을 마신 것을 탓한다. 굳이 성별을 명시할 필요 없이 청소년이라고만 표시했어도 될 일이다.

정말 이 사건에서 모텔이라는 장소가 중요한가? 사망자가 여성이라는 것이 중요한가? 정말 중요한 것은 사망 원인이다. 또한 망자와 함께 있던 친구, 선배라는 사람들이 정말 친구, 선배였는지 혹시 학교 폭력에 휘말린 것은 아닌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충청투데이] 모텔서 술마시던 여중생 사망... 무인텔 도마위(8월 29일, 6면, 임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