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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요일간지 뉴스브리핑 15]지역 언론의 지속적인 ‘근로시간 단축’ 비판 사용자 입장뿐 아니라 노동자 입장도 고려해야
 작성자 : 민언련
Date : 2018-11-23 09:31  |  Hit : 25  
   181122_일일브리핑15.hwp (35.5K) [2] DATE : 2018-11-23 09:31:54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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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신 :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수    신 : 회원, 지역 언론사
날    짜 : 2018년 11월 22일(목)
제    목 : 대전충남민언련 11월 22일자 일일뉴스브리핑(15)


1. 지역 언론의 지속적인 ‘근로시간 단축’ 비판
사용자 입장뿐 아니라 노동자 입장도 고려해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을 앞두고 지역 언론은 거의 매일같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언급하는 기사를 보도해왔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경영사정이 좋지 못한 중소기업은 기존 노동자들에게 추가근무를 시킬 수도,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20일 금강일보 1면에 보도된 기사 역시 그동안 되풀이된 내용과 같다. 늘 그랬듯이 몇몇 사례를 언급하다가 기사는 끝이 난다. “대전 대덕구에서 직원 60여명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IT업체 대표 A씨”와 “대전에서 50명 규모의 제조업체를 운영중인 C씨”두 사례를 예로 들며 기존에 내새우던 주장을 되풀이한다.

“한 사람당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 사람을 뽑아야 하지만 중소기업 특성상 늘 구인난에 시달린다”

한국의 근무시간은 OECD국가들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중소기업이 소위 요즘 말하는 ‘사람을 갈아넣어야만’ 유지되는 기업이라면 경영방식을 하루빨리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 “중소기업은 비용을 들일 여유가 없다”고 하는데, 기존 노동자에게 추가근무 비용을 지불할 수도 없고 시스템을 바꿀 비용도 없다고만 말하면, 결국 어느 한 쪽의 희생을 강요하는 꼴이 된다.

지난 21일, 민주노총을 주축으로 한 노동단체들이 국회 앞에서 총파업투쟁에 나섰다. 탄력근로제(연장근무를 한 날짜가 있으면 다른 날짜에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 단위 기간 확대에 정부와 기업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이 말하는 중소기업의 입장과 달리,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행 됐다고 해서 모든 노동자들이 52시간에 맞춰서 일하게 된 게 아니다. 기업은 탄력근로제를 요구했고, 사실상 탄력근로제는 주 52시간을 어기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게 하는 노동 개악에 해당된다는 게 노동자들의 의견이다.

지역 언론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다. 해묵은 최장시간노동문제는 외면한 채 근로시간 단축으로 입을 기업의 피해만 언급하며 제도시행 자체를 무력화 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보완하기위해 언급되는 탄력근로제, 대체근무제는 또 다른 편법이다. 지역 언론은 경영계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일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입장에도 지면을 할애 해야 한다.
[금강일보] 근로시간 단축 앞둔 中企 일할 사람은 부족 ‘골머리’(2018년 11월 20일, 1면, 송승기 기자)

2. JP흉상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 목소리 지워져

공주고등학교 김종필 흉상 건립을 두고 졸업동문들이 이번에는 건립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초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흉상 건립을 무기한 연재했던 총동창회는 이번에는 강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발표했다.

20일 금강일보에는 이러한 총동창회의 입장만을 반영한 기사가 보도됐다.
“순수하게 동문들의 의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정치 쟁점화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총동창회 입장을 전했다. 반대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의견만큼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했으면 한다.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의 간섭은 적절치 못하다”는 격한 발언도 그대로 인용했다.

학교에 특정 인물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충분히 정치적인 문제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공공의 장소인데 ‘남의 제사’라는 말로 사유화하려는 의도를 기자는 비판하지 못했다. “과가 있다면 반면교사로 삼으면 될 것이고 공이 있다면 그 뜻을 기리면 될 것”이라는 발언도 인용했는데, 이는 역사와 정치에 관한 지극히 나이브한 발언이다. 공이 있고 과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유신 체제와 굴욕적인 한일협정의 주역이었다. 독재정권과 일재 청산 문제보다 더 중요한 공이 있는 인물도 아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역사 교과서만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인데, 그러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공간에 김종필 흉상을 세우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혹여 어린 학생들을 선동하고 동원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총동창회의 주장은 학생들을 선동하는 게 어느 쪽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학생들 앞에 “어린”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정치적으로 무지한’ 대상으로 상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정작 학생들은 21일 공주고에서 흉상 건립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렇게 총동창회의 편향된 의견은 여과 없이 인용하면서 정작 시민단체의 흉상 건립을 반대하는 입장은 한 줄 정도로 마무리 됐고 그마저도 반대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기사 말미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대해 “두 번이나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지난 6월 23일 향년 92세로 타계해 많은 정치인과 시민들의 애도 속에”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긍정적인 쪽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강일보] “정치적 논쟁에 휘말려 뒤로 미룰 수 없다”(2018년 11월 20일, 15면, 이건용 기자)
[충청투데이] “JP흉상 건립을 반대합니다”(2018년 11월 22일, 7면, 연합뉴스)

3. 니코틴 살해男 보도, 정신질환자 혐오 재생산에 주의할 것

신혼여행지에서 아내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항소심에서 정신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범행 당시 정신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는 흉악범죄에서 피고인들이 흔히 내세우는 수법이다. 정신질환 판정을 받으면 감형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 역시 신체적 상해와 마찬가지로 당사자에게 치료를 요하는 질병이다. 누군가의 질병, 고통은 범죄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 언론은 피고인의 이러한 수법을 지적하기는커녕 혐오에 동참하고 있다.

기사 내용은 단순하다. 피고인 측이 정신감정 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이 ‘정신감정 신청서 채택’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헤드라인이다. 22일 금강일보는 이 재판 진행 과정을 <범행 당시 제정신 아니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고, 충청투데이는 <아내 니코틴 주입 살해 남편 ‘심신미약’... 정신감정 신청>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두 기사 모두 정신질환을 강조하고 있으며 근거 없는 변호인 측의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해 정신질환 혐오를 재생산하고 있다. 배우자 살해나 존속살인 같은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분노를 일으키고 도저히 사람들의 이해의 범위 안에 있지 못한다. 그러나 범죄에 관한 분노를 정신질환 혐오로 표출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역 언론은 기본적인 인권의식에 관해 성찰해야 할 것이다.
[금강일보] “범행당시 제정신 아니었다” (2018년 11월 22일, 6면, 곽진성 기자)
[충청투데이] 아내 니코틴 주입 살해 남편 “심신미약”... 정신감정 신청(2018년 11월 22일, 6면, 이심건 기자)

4. 청년 창업만 지원하고 중년 창업은 지원 부족? 청년 정책의 기본을 이해해야

22일 금강일보는 <창업 절반 중년층인데 청년들만 지원할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이 보도됐다. “창업을 선택하는 40~50대 중년층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반면 “20대 창업은 고작 10.1%”에 불과한데다 “청년 실업률은 1999년 이후 최고치인 9.8%까지 치솟았다.” 말하자면 “정부의 청년지원 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있는데, “정부의 창업지원은 2030세대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 말미에는 “4050세대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우리 경제의 주축”이며 이들이 실패할 경우 “가정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역차별 이라는 얘기다. 우리 사회의 역차별론 중 진정 의미 있는 역차별론이 얼마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청년 창업의 경우, 학자금 대출을 갚기도 버거운데 초기 자본이 있을 리가 없다. 청년 정책은 대부분 이러한 이유로 시행된다. 효과가 미미한 것도 사회생활의 초기 단계이니 당연하다. ‘청년들의 성과가 미미한데 청년만 지원하는 건 역차별이다’ 라는 주장을 펼치는 건 청년에 관한 복지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한국에서는 시기상조 아닐까?

물론 4050 세대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사의 논지는 지원 정책을 ‘파이 나눠먹기’ 식으로 축소하고 있다. 2030세대의 지원을 확대한다고 해서 4050세대의 지원이 줄어들고, 4050세대에 대한 지원을 위해 2030세대의 지원을 축소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모두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게 타당한데 기사는 제로섬 게임처럼 4050 세대에 관한 지원을 위해 2030세대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

또한 ‘4050세대가 한 가정의 가장이고, 때문에 가정경제가 붕괴될 위험이 있으니 도와줘야 한다’ 는 의견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현재 청년들은 정상가족을 꾸리는데 별 관심이 없다. 대안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갈지언정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관해선 고민하는 시기의 청년들이 많다. 얼마 전 통계에 의하면 사상 처음으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청년의 비율이 50% 밑으로 내려갔다. 사회는 이러한 추세인데 지역 언론이 나서서 4050세대의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걱정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주장이 아닐까?
[금강일보] 창업 절반 중년층인데 청년들만 지원한다 (2018년 11월 22일, 2면, 사설)

5. BTS 티셔츠는 ‘광복기념티셔츠’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이 입은 티셔츠가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광복절 기념 티셔츠’라고 불리는 이 옷에는 우측 상단에 히로시마 원폭 사진이, 좌측 하단에 해방을 기뻐하는 당시 조선인들의 사진이 프린팅 되어 있다.

22일 충청투데이 충정로2 코너에선 이 사건을 언급하며 “매우 칭찬할 일이다”라고 표현했다. 방탄소년단의 출연 취소를 결정한 일본 방송사측에 대해, 그리고 이로 인한 혐한 여론에 대해 “일본의 행동은 되레 ‘독’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칼럼은 애국심을 자극하는 대신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를 간과하고 있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하고 일본이 패전 선언을 함으로서 식민지 조선이 독립할 수 있게 된 건 맞다. 하지만 그것을 원폭 사진과 함께 기념할만한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원폭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고 그들 중에는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당시 조선인 피해자도 상당했다.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것이 기념할만한 일인가?

물론 이를 빌미로 우익 단체에서 때를 놓치지 않고 혐한 여론을 조장하는 건 명백히 일본 사회의 잘못이다. 그러나 히로시마 원폭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것이 칭찬할 만한 일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홀로코스트 박해를 당한 유대인들은 현재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시오니스트들이 있고, 과거에 나치주의자들이 유대인들을 박해한 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이제는 본인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박해하고 있다. 물론 유대인들은 독일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았고 독일은 지금도 꾸준히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애국심 이전에 인간의 기본권과 평화를 생각한다면 원폭 티셔츠를 보며 찬양할 수는 없다. 성찰이 필요한 때다.
[충청투데이] 방탄소년단엔 박수... 유니클로엔 바글바글 (2018년 11월 22일, 23면, 김윤주 기자)